2023.11
[이모작프로젝트: 배움의 달]
editor 강민주
프롤로그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한 작년 이맘때 쯤, 정식 개장일 전 개인적으로 공원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공간을 직접 설계한 해안건축 담당자님의 해설도 들었다. 수원에 처음으로 생긴 ‘수목원을 품은 공원’의 과정 속 이야기들, 고충, 결과까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상기시키며 공원을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예고편처럼 조금 설명해보고자 한다.
공원이 되기까지
영흥숲공원은 민간공원특례법에 따라 민관협력 방식으로 진행한 최초의 사업이다. 오랫동안 공원화하지 못했던 영흥숲의 가치를 검토 후 공원 공모를 통해 2022년 10월 개방됐다.
공원은 공모부터 준공까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만큼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고 고민한 흔적을 발견했다.
따뜻했던 영흥숲공원
공원 입구부 공원을 관통하는 도로가 눈에 띄었다. 공원 안에 도로라니! 공원과 녹지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려고 만들어진 생태브릿지와 터널의 넓은 벽면에 조성된 플랜터로 공원의 감각을 이어주고 있었다.
공원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포장이었다. 이전에 들었던 해설에서 시공성과 공사비를 고려해서 투수콘크리트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포장에 필기체로 새긴 수목의 학명과 공원을 이어주는 패턴이 보였다. 다음에는 어떤 학명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과 패턴을 따라 걸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1년 전 공사 중이던 방문자센터는 입구에 그라스와 조경석이 어우러져 생기 가득한 입구를 만들고 있었다. 방문자센터 1층은 전시공간과 전망카페, 다양한 홍보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조용할 거라고 예상하고 들어갔던 공간은 이용자들의 온기로 따스했고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가득했다. 전망카페에서 바라본 수목원과 공원의 풍경은 얼른 가보고 싶다는 기대감에 차오르게 했다.
방문자센터를 통해 내려가면 수목원으로 통하는 길이 나오고, 들어가지 않고 걸으면 숲과 공원을 걸을 수 있다. 큰 지형 차를 잘 활용한 동선계획과 수목원과 공원을 이어주는 방문자센터의 거점 역할에 중요성을 느꼈다.
방문자센터에서 각종 전시를 관람하고 영흥수목원으로 향했다. 눈앞에 보인 온실은 절반은 숲으로 감싸져 있고 절반은 고층빌딩에 감싸져 있는 모습에 도심 속 공원에 와있다는 걸 상기시켰다.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넓은 잔디마당을 지나 계절 초화원에 흩날리는 그라스류와 바람소리를 듣다보면 온실 앞에 도착해있다.
온실은 전면 유리에 이색적인 건축물 구조로 햇살 가득한 공간 속 폭포 소리를 들으며 다양한 식물을 구경할 수 있었다.
온실 내부 사진은 첨부하지 않았다. 내부로 들어갔을 때 눈 앞에 펼쳐지는 푸르른 경관은 직접 눈에 담으면 좋을 듯싶다. 온실을 나와 숲으로 향했다.
조금은 활기찬 분위기에서 차분하고 조용히 거닐고 싶은 숲길이 나온다. 공원 입구에서 봤던 박공지붕 형태의 휴게시설물이 산책로의 전망대까지 통일성 있게 디자인이 되어있었다. 시원하게 뚫린 전망대에서 공원의 모습을 감상해주고 숲속놀이터에서 아이들로 돌아간 듯 신나게 놀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목재데크길에 자라나는 나무들을 고려해 설치된 휀스였다. 데크길 주변으로 방해되는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휀스의 모양을 조절하여 자연 그대로를 느끼게 해주었다.
노을 지는 공원을 바라보며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시간 가는지 모르고 공원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공원 전체를 누리며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공간들을 보며 1년 동안 많이 변화된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민들에 의해 가꾸어지고 한 걸음 더 성장한 공원의 모습을 보며 이용자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공간의 성격을 파악하고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해 공간에 녹여내고 시간이 지났을 때 실제로 원활히 이용되는 모습을 본다면 그 기분은 어떠할까? 머지않은 미래에 만들어질 공간을 위해 더 고민하고 들여다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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