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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Valkenburgh's Works


2020.06.

[이모작프로젝트 오프닝]

editor 김기욱

 

이모작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이작의 의미를 담은 이다.

탐구하고, 배우고, 쉬어간다. 개인의 성장은 회사의 미래이다. 오프닝으로 소장님께서 조경의 대가 발켄버그의 이야기를 가져오셨다. 발켄버그 그는 누구인가. 조경학개론부터 현대조경설계, 공원녹지론, 수업명은 다르지만 모든 대학의 조경학과에서 한 번쯤은 들어본 인물이다. 시청이 시작되었고, 그의 입담에 집중해본다.


 

조경의 영감은 일상에서 온다


농구를 아주 잘하는 발켄버그의 조카는 항상 질문을 받는다. 어떻게 그렇게 잘하냐고. 대답은 간결하다. 농구만 했고, 농구만 생각하고, 농구를 좋아한다. 그에게는 농구가 일상이다. 발켄버그 본인의 지난 휴가는 준공된 현장이었다. 할 일이 많았다고 한다. 나무를 관리하고 낙엽을 줍고 왔다. 그에게는 조경이 일상이다.

지난 대학원 시절, 김아연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이야기와 중첩된다.

“설계.. 미안하지만 갑자기 잘해질 일 없어.”

본인의 일상이 풍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평소에 읽은 책에서 어느 날 설계의 단서를 찾을 수 있고, 의식을 지닌 여행의 습관에서 대상지를 읽어 낼 거라고. 두 사람의 의견은 같아 보인다. 아니, 세 사람의 의견이다. 나도 그 의견에 한 표를 더한다.

나는 일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삶을 살고 싶었다. 뒤늦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 평균보다 두세 살 더 잡수고 조경설계의 길로 들어왔다. 그 당시 스티븐 잡스의 스탠퍼드 연설은 내 마음을 굳건하게 잡아주었다. 가끔 한 번씩은 다시 찾아보기도 한다.

“일을 사랑해라. 그렇지 못했다면 사랑하는 일을 찾아 나서라.”

돌아갈 길도 없고, 후회할 겨를도 없다.

나는 나의 설계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은 어떠한가?

길을 걷다 멈춰 선다. 공간을 들여다본다. 남들은 스쳐 지나갈 것들에 대해 시간을 투자하고 감정을 이입한다. 이는 우리들의 자부심이자 강박이다. 녹슨 담벼락이 보인다. 낙서와 얼룩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공간에 어떻게 연출하고 이용자들과 공감할 수 있을지 상상한다.


지나가는 나무 한 그루도 대충 본 적이 없다.


피곤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삶을 선택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수목과 정원 그리고 Monk's Garden


발켄버그는 작품성도 작품성이지만, 수목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 감각 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계절감과 교목, 관목, 초화의 관계성이 바로바로 연상된다고 한다. 매주 수목 공부를 하고, 주간 잡지도 낸다고 한다. 그 영향은 과거 어린 시절 농촌에서 살며, 정원을 가꾼 경험과 도시 계획가 케빈 린치의 영향이 있다고 본다. 도시 계획가인 케빈 린치는 발켄버그에게 말했다.

“가능한 한 많은 정원을 만드세요.”

발켄버그의 걸작인 몽크스가든은 발주처가 초기에 요청했던 기능과 달리, 자신의 정원 철학을 집어넣었다. 그냥 사람들을 머물게 했다. 그게 정원이기 때문이다. 산책길의 유려함과 주변을 감싸는 식재가 예술이다. 아름답고 차분하고 머물고 싶다. 산책길은 장난스럽게 만나고 갈라지지만, 결코 교차하지 않아 연속성과 무한함을 만든다. 특정 지점에서 길은 만나 앉을 수 있는 장소로 넓어지거나, 멀리 떨어져 있거나 전망을 활용할 수 있다.


 

일과 일상


발켄버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수많은 도서와 프로젝트에 지쳐가고, 시야가 조금은 닫히는 그 타이밍에 발켄버그의 조경 이야기는 귀감이 되고, 안정을 주었다. 언젠가 무너질지도 모르고, 생각보다 현실은 냉정할지 모른다. 아무리 발악해도 감각이 길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오늘도 나는 일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기 위해 애쓴다. 나의 일은 일상이 된다. 그것만이 내가 집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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